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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 달 만에 살인 151건…페루가 수도권에 다시 60일 비상사태 내린 이유

읽는 시간 약 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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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치안 상황이 다시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강도와 총기 범죄, 조직적인 갈취가 이어지면서 페루 정부가 수도 리마와 인근 카야오 지역에 다시 60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직전 비상사태 종료 직후 다시 이어진 대응으로, 게이코 후지모리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서명한 대규모 치안 조치이기도 합니다.

특히 취임 후 약 한 달 동안 페루 전역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 151건으로 집계됐다는 점이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리마와 카야오에 군·경찰 다시 투입

비상사태가 적용되는 곳은 페루의 수도권에 해당하는 리마 광역권과 항구도시 카야오입니다.

정부는 경찰과 군 병력을 활용한 합동 순찰과 검문을 강화하고, 범죄 발생 지역과 정보를 분석해 집중 단속 지역을 정할 계획입니다.

경찰뿐 아니라 정보기관과 교정 당국, 재정 관련 부처 등이 참여하는 별도의 정보 협력 체계도 가동됩니다.

비상사태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일부 헌법상 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주거의 불가침권을 비롯한 일부 권리가 평상시보다 강하게 제한되면서 경찰이 범죄 용의자 검거와 수사를 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다만 치안 확보를 이유로 기본권 제한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논란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취임 이후 한 달 동안 살인 151건

후지모리 대통령은 범죄와의 전쟁을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로 내세웠지만 취임 직후 치안 상황은 빠르게 안정되지 못했습니다.

페루 국가사망정보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집계에 따르면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4일까지 페루 전역에서 살인 사건 151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가운데 114건이 총기를 사용한 사건으로 집계돼 전체의 약 4분의 3을 차지했습니다.

지역별로는 리마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 48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최근 몇 년간의 흐름을 보면 문제는 단기간에 생긴 것이 아닙니다.

지난해 페루에서는 약 2400건의 살인이 발생했고, 갈취 신고 역시 2만5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순 강도나 우발적인 폭력보다 조직적인 범죄가 생활 영역까지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버스 기사까지 노리는 ‘갈취 범죄’

페루 치안 위기의 대표적인 사례가 대중교통 업계를 겨냥한 범죄입니다.

버스회사나 기사들에게 금전을 요구한 뒤 이를 거부하면 차량을 공격하거나 운전자를 살해하는 방식의 범죄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운수회사 직원과 요금 수납원도 협박 대상이 되고 있으며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살인 사건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운수업체들은 정상적인 영업 자체가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에게 일상적인 이동 수단인 대중교통이 범죄조직의 주요 수입원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충격도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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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조직 세력 확대도 문제로 지목

페루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는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조직입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조직 가운데 하나가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된 ‘트렌 데 아라과’입니다.

이 조직은 교도소 내 범죄집단에서 출발한 뒤 베네수엘라 이주 경로를 따라 주변 국가로 활동 범위를 넓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갈취뿐 아니라 납치와 마약 유통, 인신매매, 불법 이주 알선 등 다양한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별 상황에 맞춰 범행 수법을 바꾸면서 조직을 확대하는 방식이 특징으로 꼽힙니다.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와 대규모 인구 이동 과정에서 국경 지역의 취약한 관리 체계를 악용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교도소 안에서도 범죄 지시가 이어졌다

정부가 이번 조치에서 교정시설 관리까지 강조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일부 범죄조직 간부들이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에도 외부 조직원에게 갈취나 범행을 지시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지적 때문입니다.

범죄자를 수감한다고 해서 조직의 활동이 완전히 중단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도소가 지휘 공간으로 악용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페루 정부는 재소자의 외부 연락과 범죄 지시를 차단하는 방안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속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지적

치안 위기의 원인을 단순히 경찰력 부족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사법기관과 경찰, 검찰 등 국가기관의 기능이 오랜 기간 약화됐고 정치적 혼란까지 반복되면서 범죄 대응 체계 전체가 흔들렸다는 것입니다.

페루는 최근 10년 동안 대통령 교체가 반복됐습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정책 방향이 달라지면서 장기간 유지돼야 할 치안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수사기관의 역할을 둘러싼 법 개정 역시 논란을 낳았습니다.

강력한 단속을 시행하더라도 범죄를 실제로 수사하고 기소해 처벌하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강경 치안’을 약속했던 후지모리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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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모리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범죄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1990년대 페루 대통령을 지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이기도 합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엘살바도르에서 시행된 강경 범죄 대응 정책을 일부 참고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습니다.

대규모 교도소 건립과 범죄조직을 상대하는 판사의 신원을 보호하는 제도 등이 대표적인 공약으로 거론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책을 두고서는 평가가 엇갈립니다.

범죄 대응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강한 공권력 행사가 시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옵니다.

취임 직후 시작한 ‘에스쿠도 작전’ 효과는?

후지모리 정부는 취임 직후 대중교통 업계를 겨냥한 갈취 범죄를 막기 위해 ‘에스쿠도’, 즉 방패 작전을 시작했습니다.

갈취와 총격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 군과 경찰을 집중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운수업계에서는 병력이 터미널과 주요 정류장에 집중돼 실제로 범죄가 발생하는 노선과 외곽 지역까지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는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결국 갈취 문제에 항의하며 대규모 운행 중단까지 검토하는 움직임이 나왔고, 정부와의 협의 이후 파업은 철회됐지만 불만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60일 비상사태로 범죄 흐름 바꿀 수 있을까

후지모리 정부가 강한 치안 정책을 내세웠지만 취임 초기 살인 사건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 악화된 범죄 문제를 몇 주나 몇 달 안에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병력 배치만 늘리는 방식보다 범죄조직의 자금 흐름과 교도소 지휘 체계, 사법기관 기능, 경찰 수사 능력 등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조직범죄와 치안 등 여러 분야에서 보다 신속하게 법을 만들고 수정할 수 있도록 의회에 입법 권한 확대도 요청한 상태입니다.

결국 이번 60일 비상사태는 단순한 단속 강화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습니다.

범죄를 강하게 억누르겠다는 후지모리 정부의 공약이 실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하는 첫 시험대가 된 셈입니다.

취임 한 달 만에 살인 사건 151건이 집계됐다는 무거운 상황 속에서, 군과 경찰을 동원한 강경책이 페루의 악화된 치안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candorf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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