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돌문어에 반한 이봉철 선장, 남해 미조항에서 찾은 인생 보물

새벽부터 바다로 향해 수백 개의 항아리를 끌어올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남해 바다가 품은 돌문어인데요. 9월 10일 EBS1 한국기행 ‘심 봤다! 인생 보물찾기’ 4부에서는 남해 미조항을 무대로 돌문어와 함께 살아가는 이봉철 선장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단순히 문어를 잡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전통적인 항아리 어법부터 갓 잡은 돌문어로 차려낸 음식, 고향 사람들과 한 끼를 나누는 모습까지 이어지면서 봉철 씨가 바다에서 발견한 ‘인생의 보물’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새벽 6시, 미조항에서 시작되는 돌문어 조업
이봉철 선장의 하루는 이른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새벽 6시가 되면 남해 미조항 앞바다로 나가 밤새 바닷속에 놓여 있던 항아리들을 하나씩 걷어 올립니다.
처음 밧줄이 올라올 때만 해도 문어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줄에 연결된 항아리들이 연이어 수면 위로 올라오는데요. 항아리 속을 확인하면 그제야 싱싱한 돌문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런 조업이 가능한 것은 돌문어의 습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바위틈이나 구멍처럼 몸을 숨길 만한 공간을 좋아하는 특성을 이용해 항아리를 바닷속에 내려놓는 방식입니다.
봉철 선장이 관리하는 규모도 상당합니다. 한 줄에 약 420개의 단지가 연결돼 있고 하루 두 줄가량을 걷어 올립니다. 매일 운용하는 단지만 약 800~1,000개에 이릅니다.
많은 항아리를 반복해서 끌어올리는 고된 작업이지만 그 안에서 돌문어가 나오는 순간만큼은 힘든 것도 잊게 된다는 것이 봉철 선장의 이야기입니다.

바다에서 잡은 돌문어가 해신탕으로 변신하다
조업을 마쳤다고 하루가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바다에서 잡은 돌문어는 봉철 선장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손님들을 위한 음식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방송에서는 돌문어와 닭을 함께 넣어 만든 해신탕도 등장합니다. 특히 태풍을 피해 항구로 들어온 뱃사람들에게 든든한 한 끼가 되어주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직접 바다에서 잡은 식재료가 누군가의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셈입니다.
봉철 선장은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의 고향인 호도를 찾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바다에서의 치열한 모습과는 또 다른 정겨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돌문어와 삼겹살의 만남, 이웃들과 나눈 한 끼
고향에서 반가운 사람들을 만난 봉철 선장이 꺼내 든 것도 역시 돌문어였습니다.
돌문어를 흐르는 물에 가볍게 손질한 뒤 삼겹살과 함께 볶아 푸짐한 음식을 준비합니다. 여기에 이웃이 직접 담근 갓김치까지 더해지면서 소박하지만 정겨운 밥상이 완성됩니다.
이 장면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음식 자체만이 아닙니다. 매일 바다에서 잡는 문어가 생업의 대상에 머물지 않고 사람들을 이어주는 매개가 된다는 점입니다.
함께 음식을 만들고 둘러앉아 한 끼를 나누는 모습에서 작은 섬마을의 일상과 이웃 간의 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돌문어를 항아리로 잡을 수 있는 이유는?
방송을 보다 보면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낚싯바늘이나 그물이 아닌 항아리 안으로 어떻게 문어가 들어가는 것일까요?
흔히 돌문어라고 부르는 참문어는 바위가 많은 연안에서 생활하며 틈이나 구멍에 숨어드는 습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 특성을 이용한 것이 항아리나 단지를 활용하는 전통적인 어획 방식입니다.
돌문어는 대문어와도 차이가 있습니다. 돌문어라는 이름은 일반적으로 참문어를 가리키는 데 사용되며, 우리나라 연안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비교적 탄력 있고 단단한 식감을 지녀 숙회나 볶음, 무침 등 여러 음식에 활용됩니다.
반면 대문어는 동해에서 주로 어획되며 성장하면 상당히 큰 크기에 이를 수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피문어 또는 물문어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크기만 보고 구별하기보다는 몸의 형태나 색, 무늬 등 여러 특징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봉철 씨가 호도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진짜 보물
이봉철 선장에게 돌문어는 단순한 수산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새벽이면 바다로 나가 수백 개의 단지를 확인하고, 그렇게 잡은 문어로 손님들의 음식을 준비합니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면 이웃들과 돌문어 한 상을 나누며 하루를 보냅니다.
결국 바다와 일터, 고향과 사람들이 모두 돌문어라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이어지고 있는 셈인데요.
한국기행 ‘심 봤다! 인생 보물찾기’ 4부 ‘돌문어에 반했섬’은 호도 앞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이봉철 선장의 일상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보물’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누군가에게 보물은 값비싼 물건일 수 있지만, 봉철 선장에게는 매일 항아리를 끌어올리는 바다와 그곳에서 만나는 돌문어, 그리고 음식을 함께 나눌 사람들이 바로 오랫동안 지켜온 인생의 보물처럼 보입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